[문해력의 격차가 더욱 커진 교실]
3부의 첫 시작은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등장합니다. 2학년 아이가 제세동기를 알고, 민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보니 지적 호기심도 많고 아는 것도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아이는 책을 읽었을 때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적 호기심은 있지만 문해력이 평균보다 낮은 것입니다. 코로나 19로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아이 곁에는 모르는 게 있어도 물어볼 수 있는 선생님이 없습니다. 학습 기회를 잃어버린 아이들이 많고, 학급 내 아이들 수준의 격차가 커진 상황이라고 합니다.
첫 등교를 온라인으로 한 초등학교 1,2학년 사이에서 수준의 격차가 크다고 합니다. '어차피 공부는 계속해야 하는 것이고, 상황이 이랬으니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방송에 나오는 아이도 지적 호기심이 많기에 글자는 제대로 읽지 못해도, 그림으로 내용 파악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어서 '걱정을 해야 하는 수준인 걸까?'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고학년으로 갈수록 내용도 어려워지고, 고급 어휘를 사용하기 때문에, 시기를 놓치면 아이들은 더 힘들어집니다.
[학습 부진의 원인이 되는 문해력]
두번째로 등장하는 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시험시간, 수업시간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수업 중 선생님이 문장 읽기를 시키자, 아이는 쉴 틈 없이 빠르게 글을 읽어나갑니다. 아이가 과연 그 문제를 이해했을까요? 띄어쓰기가 없이 문장을 읽는 아이의 경우, 문장의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아이의 문해력 테스트 결과 초등학교 6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에 머물러있었습니다. 아이는 수업시간을 그저 "버틴다". 이는, 학습 부진의 원인이 됩니다. 수학 문제를 풀려고 해도, 무엇을 묻는지 알 수가 없으면 풀 수가 없습니다. 수리력 또한 문해력이 있어야 발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의 경우, 문해력 수준이 크게는 5학년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기초 미달인 학생도 24% 정도라고 합니다. 이게 무슨 문제가 되는걸까요? 초반에, 고학년으로 갈수록 내용과 어휘가 어려워진다고 말했습니다. 읽기 능력을 발달시켜 줘야 할 시기를 놓쳐버리면, 아이들은 학습 기회를 상실합니다. 이는 공부 의욕 저하, 글 읽는 양 감소를 불러옵니다. 결국 읽기 능력 발달 시기를 놓치게 되면, 수업과 시험으로 이루어진 아이의 일상에서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읽기 수업]
다양한 문화의 아이들이 있는 뉴질랜드의 학교에서는, 리딩 리커버리라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합니다. 학급 내에서 읽기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개별적으로 읽기 수업을 해주는 것입니다.
3부에 등장하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앞의 두 아이를 데리고 6개월 동안 읽기 수업을 했습니다. 이 선생님도 '리딩 리커버리'라는 것을 알게되고 아이들에게 읽기 수업을 시도해봤다고 합니다. 처음에 나온 2학년 아이는, 글자의 소리값을 알려줍니다. 예를 들면 "깨"라는 단어가 'ㄲ'과 'ㅐ'로 이루어지고, 각각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 두 개가 만나 어떤 소리가 나는지를 알려줍니다. 초반에 '헬렌 켈러'를 '셀린'으로 읽고, 책을 읽어도 내용을 기억 못 하던 호기심 많은 이 아이는, 선생님의 수업을 통해 빠르게 학습 능력이 향상되었습니다. 성적이 올라간 것과 더불어, 본인의 경험을 꽤 길게 글로 쓸 수 있게 됩니다. 아이의 표정에서 뿌듯함이 느껴집니다.
간단한 문장조차도 쓰기 힘들어 하던 6학년 아이는 다른 방식으로 수업을 합니다. 선생님과 번갈아가며 책을 읽기도 하고, 선생님을 만나지 못할 때는 스스로 녹음하면서 책을 읽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독서록을 적게 하였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읽는 그림책을 읽는 게 목표라던 아이는, 꽤 긴 책도 술술 읽게 되고 본인의 생각을 정리해서 쓸 줄도 알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과 아이의 노력이 만나 아이가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을 편지로 쓸 수 있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나 또한 프로그램을 보면서 이런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패널들이 선생님은 어떻게 이렇게 할 생각을 했느냐 묻자, 본인은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렸다고 표현하였습니다. 학습 부진인 아이들을 보며, '왜 안되는 걸까?' 이유를 찾다 보니, 문해력과 읽기에 대해 알게 되었고, 본인 나름대로 실험적으로 이 부분을 케어해주다 보니 아이들이 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3부에서 보여준 두 아이들의 변화는 정말로 극적입니다. 몇개월동안 선생님과 아이가 같이 노력한 결과가 아이들의 표정에서 느껴집니다. 아이들이 세상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사회생활을 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보냅니다. 수업시간이 힘들어지면, 아이가 정서적으로도 불안하고 불만족스러운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문해력은 인지 능력 뿐 아니라 결국 정서, 정체성과 연결된 문제라고 하는 말이, 전적으로 공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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