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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책] 부모라면 유대인처럼 하브루타로 교육하라 - 전성수 지음

by 수상한그녀 2022. 12. 20.

[질문하고 토론하는 하브루타 교육의 기적, 프롤로그]

우리의 교육은 '듣고 외우고 시험 보고 잊어버리고'의 끝없는 반복이다.
자녀의 성공과 가족의 행복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는 길,
그것이 하브루타이다.

  책의 가장 첫 페이지 서문에 적혀있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이자 저자가 이 책을 쓰는 목적, 그리고 제가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입니다. 

  저자는 교육열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한국인들의 성과가 왜 신통치 않을지 고민합니다. 우리보다 IQ가 평균 12점이나 낮은 유대인들이 노벨상을 휩쓸고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 훨씬 많이 입학하는 것에 대해 왜 우리는 이런 결과를 내지 못하는 것인지 의문을 가집니다. 많은 유대인들과 교포, 그리고 랍비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유대인 가정과 학교, 회당을 체험하며 저자가 발견한 비결이 바로 '하브루타'입니다. 

  하브루타는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것', 즉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대라면 모두와의 사이에서 하브루타가 가능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이야기를 나누는것으로 보이는 이 하브루타가 어떻게 유대인들의 삶에 스며들어 있는지를 보여줄 것입니다. 

[목차]

1. 유대인은 하브루타 교육으로 만들어진다 

  • 대화의 기적, 하브루타 교육
  • 평범한 아이를 세계 최고의 인재로 만드는 유대인 자녀교육
  • 세계의 모든 정상에는 유대인이 있다
  • 가족 하브루타로 부모와 아이 사이 0센티미터
  • 생각하는 아이가 모든 것을 가진다

2. 스스로 생각하는 아이, 말하기를 겁내지 않는 아이

  • 하브루타는 책도 살아 움직이게 한다
  • 인성 교육은 밥상머리에서 시작된다
  • 공부를 놀이처럼
  • 시끄러워야 진짜 공부다
  • 하브루타로 다르게, 새롭게 생각하라

3. 아이의 행복한 공부를 꿈꾸는 교육

  • 아이의 성공보다 가족의 행복을 우선하라
  • '듣는교육'에서 '묻는 교육'으로
  • 높은 성적보다 탄탄한 실력을 쌓아라
  • 조기 학습은 엄마의 대리 만족용 욕심
  • 아이가 '진정 원하는 것'을 찾아라
  • 확고한 정체성에서 절대적 자신감이 나온다

[Part 1. 유대인은 하브루타 교육으로 만들어진다.]

  이 책의 근간이 되는 '하브루타'란 무엇일까요? 유대인에게 하브루타는 마치 공기와도 같다고 합니다. 평생 일상적으로 실천하는 것이지요. 하브루타(harvruta)는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토라나 탈무드를 공부할 때 둘씩 짝을 지어 질문하고 답하며 대화, 토론, 논쟁하는 것이 대표적인 하브루타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대부분의 유대 문화가 하브루타에 기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뱃속의 아이에게 말을 거는 태교부터, 식탁에서 가족끼리 나누는 대화, 심지어 길거리, 식당 등 이야기를 나눌 상대만 있다면 하브루타가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유대인 부모는 '질문'을 자녀 교육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하고, 항상 아이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아이는 부모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과정에서 사고력을 키우고 지혜가 자랍니다. 이 토론에서는 이기지도 지지도 않습니다. 아이와 내가 대화하는 모습을 떠올려봤습니다. 아이에게 '질문'을 빙자한 물음을 던지기는 합니다. 하지만 과연 그게, 정말 아이의 자율적인 생각과 사고력을 키우기 위한 질문이었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내 마음속에 정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질문하는 게 부끄럽기도 하고 창피해서 질문하지 못하는 학창 시절을 보낸 엄마로서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유대인 부모는 늘 '답을 얻기 위해 스스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질문은 무엇일까?'를 고민한 후 가장 좋은 질문을 골라서 아이에게 던집니다. 질문을 위한 질문이나, 정답을 정해놓은 질문이 아닌, 아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고민합니다. 이런 부모에게서 자란 아이는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사색도 일종의 하브루타로 보는 것입니다. 사색을 한다는 것은 스스로 묻고 답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인생에서 성공과 행복을 모두 거머쥔 사람들은 자기 삶에 대한 사색, 즉 스스로 하브루타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고 봅니다. 

 

  하브루타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질문으로 끝납니다. 또한, 정답을 중요시 여기는 게 아니라, 탐색 과정 자체에 몰두시키는 학생 중심 학습법의 독특한 형태입니다. 개인 각자의 이해를 추구하고 확장시키는, 과정 자체를 학습의 목적으로 봅니다. 이러한 하브루타 학습법을 활용하려면 교사의 역할도 달라져야 합니다. 정보를 나눠주는 사람이 아닌, 정보의 발견을 촉진하는 사람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니다. 이 또한 부모의 역할과 비슷하게, 학생들에게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게 하기 위해 정답을 들려주는 게 아닌 좋은 질문을 준비해야 합니다. 

 

  유대인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정상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유대인이 머리가 좋다.'라고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저자에 의하면 유대인은 '머리 좋은 민족'이라는 말을 싫어한다고 합니다.) 문화적 요인과 지식을 최상의 가치로 보는 교육 방식이 만든 것이라고 봅니다. 유대인의 성공 비결은 좋은 머리가 아니라 하브루타에서 찾아야 합니다. 

 

  두뇌를 발달시키려면 '자극'이 가장 중요합니다.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답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하브루타는 뇌를 역동적으로 자극합니다. 반대로 두뇌 발달에 가장 나쁜 것은 늘 같은 상황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것입니다. '무조건 외우기'는 뇌가 발달하는데 가장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라고 합니다. 이 부분에서 또 한 번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과연 어떤 엄마일까요? 어디까지 아이의 자율성을 존중해주고, 외우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게 할 수 있을까요? 지켜보는 엄마, 아이의 자율성과 스스로의 힘을 믿는 엄마가 되고 싶지만, 매번 고민에 빠집니다. 

 

  사실 우리는 토론이나 논쟁을 부정적인 의미로 취급하곤 했다. 전통적으로 인화와 체면을 중시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인은 논쟁을, 상대방의 말꼬리를 잡거나 자기주장만을 고집하며 따져 드는 말싸움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논쟁이라는 단어에서 '쟁(爭)'은 싸움을 뜻하지 않는다. '쟁'은 서로 다른 입장이 '대립'되어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논쟁에서 반대편에 서는 것을 나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기분 나쁘게 여긴다. 하지만 반대편에 서는 것은 나 자신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에 대해 다른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이것은 오히려 사고의 지평을 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다. 상대방의 생각은 나로 하여금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47p

  Part1의 말미에서 제가 책을 보며 느꼈던 약간의 불편함에 대해 이유를 찾게 됐습니다. '내가 과연 아이와 하브루타를 할 수 있을까? 내가 과연 질문을 하고 논쟁을 하는 대화가 가능한 사람인가?' 아마도 아래와 같은 이유 때문에 고민이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토론을 은연중에 감정 소모로 생각하고 피해왔던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이에게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질문에 답을 찾아보게 하려면 좋은 질문을 할 줄 알는 엄마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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